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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바닥?바닥에?닿나요?"...?유연해도?통증?있다면?'관절?과유연성?증후군'?의심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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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연한 신체는 건강과 젊음의 상징으로 통한다. 요가나 필라테스 등 유연성을 강조하는 운동이 인기 있는 이유다. 하지만 남들보다 '지나치게 유연한' 신체는 축복이 아닌 치료와 관리가 필요한 상태일 수 있다. 바로 '관절 과유연성 증후군(benign hypermobility syndrome)' 이야기다. 관절 과유연성 자체는 일반 인구의 10~30%에서 나타날 만큼 흔한 특성이지만, 통증과 전신 증상이 동반되면 질환 여부를 진단받을 필요가 있다.

재활의학과 윤여준 교수(한양대학교구리병원)는 "단순히 유연한 사람은 근육과 인대가 유연하면서도 관절을 지지하는 힘이 충분하지만, 과유연성 증후군은 관절을 잡아주는 결합 조직이 구조적으로 약해 관절이 정상 범위를 넘어 과하게 움직이는 상태"라고 정의했다. 실제로 엑스레이상 뼈에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듣고도 원인 모를 전신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가 적지 않다. 윤 교수와 함께 이 질환의 의학적 실체와 진단법을 알아봤다.

단순 유연함일까, 질환일까... '베이튼 점수' 5점 이상이면 의심
이 질환을 진단하는 핵심은 '베이튼 점수(beighton score)'다. 전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표준 선별 도구로, 총 9점 만점 중 성인 기준 5점 이상이면서 3개월 이상 관절 통증이 지속될 경우 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현재의 상태를 파악하는 자가 진단 항목은 다음과 같다.
① 새끼손가락을 뒤로 꺾었을 때 90도 이상 젖혀지는가? (양손 각 1점)
② 엄지손가락을 손목 쪽으로 굽혔을 때 팔뚝에 닿는가? (양손 각 1점)
③ 팔꿈치를 쭉 폈을 때 반대 방향으로 10도 이상 휘어지는가? (양팔 각 1점)
④ 무릎을 쭉 폈을 때 역 c자 형태로 10도 이상 뒤로 휘는가? (양다리 각 1점)
⑤ 무릎을 펴고 허리를 앞으로 숙였을 때 손바닥이 바닥에 완전히 닿는가? (1점)

피부 늘어나고 멍 잘 든다면.. 과거력, 전신 결합조직 상태도 체크
또한 나이가 들면 관절이 뻣뻣해지기 때문에 현재의 베이튼 점수가 낮더라도 과거력을 확인해야 한다. 윤여준 교수는 "과거에 ▲무릎을 펴고 허리를 숙였을 때 손바닥이 바닥에 닿았는지 ▲엄지손가락이 손목에 닿았는지 ▲ 어린 시절 몸을 기이하게 꼬아 친구들을 놀라게 했는지 ▲어깨나 무릎 탈구 경험이 있는지 ▲ 스스로를 '유연한 사람'이라고 생각하는지를 확인하는 5-문항 설문지(5pq)를 함께 검토해 과유연성 체질 여부를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교수는 단순히 베이튼 점수가 높다고 모두 환자는 아니라며 "2017년 개정된 국제 진단 가이드라인은 단순히 관절의 움직임을 넘어 전신의 결합조직이 얼마나 약해져 있는지를 평가한다. 관절이 유연하면서 피부가 남들보다 비정상적으로 잘 늘어나거나 멍이 쉽게 들고, 가벼운 상처에도 흉터가 크게 남거나, 양팔을 벌린 길이가 키보다 훨씬 긴 골격적 특징이 있는 경우, 탈구나 아탈구(관절이 살짝 빠짐)의 반복이 동반될 때 비로소 관리 대상인 '증후군'으로 분류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상태를 진단하는 베이튼 점수, 과거 상태를 판단하는 5문항 설문을 종합한 결과와 함께 '통증 및 전신적 징후'가 동반될 때 치료가 필요한 '증후군'으로 분류된다는 것이다.

뼈는 멀쩡한데 통증 생기는 이유... "고장 난 안전벨트 탓"
환자들이 억울해하는 부분은 영상 검사상 '정상' 소견이다. 이에 윤여준 교수는 엑스레이가 보여주지 못하는 '동적 불안정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엑스레이는 정적인 사진일 뿐, 관절이 움직일 때 얼마나 흔들리는지는 보여주지 못하기 때문이다.

윤 교수는 "인대는 관절이 일정 범위를 넘지 않게 잡아주는 '안전벨트' 역할을 한다. 과유연성 환자는 이 안전벨트가 구조적으로 늘어나 있는 상태로, 관절이 제멋대로 흔들리는 것을 막기 위해 주변 근육이 24시간 '비상근무'에 돌입한다"고 설명했다. 원래 근육은 필요할 때만 수축해야 하는데, 느슨한 인대 대신 관절을 붙잡느라 쉼 없이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되고 이것이 만성적인 근육통과 뭉침의 근본 원인이 된다는 것이다.

에너지 고갈과 중추 감작... 전신 피로의 원인
통증뿐만 아니라 극심한 피로감을 호소하는 것도 관절 과유연성 증후군의 특징이다. 일반인이 인대의 지지력으로 편하게 자세를 유지할 때, 환자들은 온몸의 근육을 쥐어짜며 버텨야 하기 때문에 남들보다 몇 배의 에너지를 소모하게 된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신경계에도 변화가 생긴다. 느슨한 인대로 인해 관절 내부에서 미세 손상이 반복되면 뇌는 이를 지속적인 위험 신호로 받아들인다. 윤여준 교수는 "신경계가 지나치게 예민해져 작은 자극도 극심한 통증으로 받아들이는 '중추 감작(central sensitization)'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며 "방치할 경우 관절의 비정상적인 궤도 움직임으로 인해 연골 마모가 가속화돼, 20~30대 젊은 나이에도 조기 퇴행성 관절염이나 연골판 파열 위험이 높아진다"고 경고했다.